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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방관님 덕분에 올 겨울도 따뜻합니다.
작성자
김중연
등록일
2007-12-29
조회수
919
내용
충성!! 동해소방서 의무소방원으로 전역한 김중연입니다. 벌써 소방서를 떠난지 1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소방서에 있을 땐 1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다시 학교로 돌아와 생활하니 무지 짧게 느껴지네요. 소방서에서 근무하시는 반장님들은 1년이 무지 길게 느껴지시겠죠?? ㅎㅎ 돌이켜 보면 소방서에서의 생활은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겪어 보았으니 말이죠.. 얼마 전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제가 학교 앞을 차를 타고 밤에 지나가고 있는데, 도로엔 남학생 둘이 누워 있고 여자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어쩔 줄을 몰라 하더군요. 그 때문에 뒤엔 차들도 밀리고 있었고요. 그래서 타고 가던 차를 멈춰 내려 보니, 학생들이 술을 마시고 여럿이 지나가다가 교통사고가 난 상황 이였는데, 누워있는 남학생들은 정말 지극히 멀쩡해 보였습니다.. 물론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 주위 친구들은 그대로 누워 있으라고 하고, 여자운전자는 많이 놀라 있더군요..119에 신고는 한 상태이구요. 짧은 경험상으론 이건 구급차가 와도 남학생들은 제 발로 구급차에 탈 상황으로 보였습니다. 그래서 뒤에 차가 많이 밀리고 많이 다친 상황이 아닌 것 같으니, 차량 표시하고, 남학생보고 도로에 대자로 뻗어있지 말고 옆으로 비키자고 하니 첨엔 완강히 거부하더니, 나중엔 나오더군요.. 그래서 여자운전자를 진정시키고 있는 사이 구급차가 오더니, 아니나 다를까 남학생들이 구급차에 알아서 걸어올라 타더라고요. 밤에 가던 길 가면 될 것을 차에서 내려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니깐 웃음 밖에 않나오더군요. 이런 것도 병이라면 병일 수 있겠죠?? 훌륭한 소방관님들이 많이 계신데, 제가 소방가족이여서 그렇다고 말하긴 어불성설이잖아요. 소방서에서 그 어떤 군대보다도 유익하고, 저 나름대로 좋은 경험을 많이 하고, 내적이든 외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군대 갔다 온 친구들이나 선배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항상 의무소방이라고 많이들 무시하더군요. 그래서 누가 먼저 군대에 대해서 제게 물어보지 않으면 군대 이야기는 하지 못하는 그런 가슴 아픈 구석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ㅎㅎ 주위에서 무시할 땐 그러죠. 지금 이 건물의 ○층에 비상구가 어느 쪽으로 있으며 소화전 위치나 소화기 개수가 몇 개냐고?? 그럼 다들 대답을 못하고 되레 물어 보죠. 그럼 그때 어디에 뭐가 있고 몇 개라고... 그땐 주위에서 새삼 다른 눈빛으로 쳐다보더군요..이건 좋은 거 맞죠?? ㅎㅎ 올해에도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 열심히 근무하시다 순직하신 소방관님이 꾀 계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소방관 관련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새삼 남일 같지가 않습니다. 거친 화마 앞에서 작은 몸뚱이로 지지 않고 싸우는 소방관님들을 보았고, 저 또한 그리 해보겠다고 주제넘게 화재 현장이나, 사고 현장에서 날뛰었으니깐요..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도 않고, 많은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그런 행동들을 했던 제자신이 아찔합니다. 그런 제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전역할 수 있었던 건, 항상 제 곁엔 유능한 소방관님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전 국민이 1년을 마무리하고 새해의 희망으로 들떠있는 지금, 항상 본인의 가족보다는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주시느라 무척 바쁜 하루를 지내시죠? 잘은 모르겠지만 1년 전과 비교해서 근무여건이 다른 공무원에 비해 좋아진 것 또한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그래도 항상 신뢰해 주는 시민들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소방가족들이 있다는 자체가 많은 힘이 되지 않나요?? 제한된 인원으로 강원도 전역을 돌보느라 한분한분의 어깨가 무거우신 만큼, 새해에도 항상 건강하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충성!! 김중연 올림 ps. 거친 화마보다도 뜨겁고 포근한 소방관님들의 마음 때문에 이 추운 겨울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