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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작계방산 등산 기행문(2019.02.12)
홍천소방서 상방 김태윤
서장님과 1월 의무소방원 정훈교육을 진행하던 중, 김욱진 수방의 전역 기념으로 의무소방원 전원이 겨울 계방산 산행을 다녀오자는 서장님의 말씀이 있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서울 근교의 여러 산에 다녀온 기억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종종 있었던 산악구조 이외에 등산 목적으로 산에 오른 기억이 없어서 설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머지않아 산행 일정이 정해지고 의무소방원들은 산에 오를 때 필요한 옷가지와 장비를 준비하였다.
2019년 2월 12일, 산행 당일날이 되고 남한에서 5번째로 높다는 계방산 등산로 입구인 운두령에 도착했다. 살을 에는 듯한 바람에 넥 워머와 귀마개, 장갑을 착용했고 지대가 높아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은 까닭에 아이젠을 착용했다. 초반 등산로는 완만해 무난한 산행이 될 것처럼 보였다. 최근에 런닝머신을 꾸준히 뛴 덕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중반 지점쯤 다다랐을 때, 그 전까지는 없었던 급경사가 계속해서 등장하는 구간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러자 서장님과 이지수 일방이 속한 선두 그룹과 점점 거리가 벌어져 시야에서 사라졌다.
중간에 수 차례 휴식을 취한 끝에 경사가 심한 구간이 끝났고, 곧 전망대에 다다랐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서 허기진 상태로 먹은 간식거리는 최근에 먹은 그 무엇보다 맛있었다. 이후 조금 더 힘을 내 계방산 정상(1,577m)에 오를 수 있었다. 정상에서 차갑지만 상쾌한 산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우리의 추억으로 남을 기념사진도 찍고 수다도 떨었다.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어느새 내려갈 시간이 되어 아쉬움을 뒤로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산을 내려가는 것은 산을 오르는 것보다 곱절은 쉬웠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산악 사고는 체력이 고갈된 이후인 하산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올라갈 때보다 더욱 주의하며 내려왔다. 하산을 완료하고 소방서로 돌아가는 버스에 앉자마자 우리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소방서에 도착한 이후 10여 분 정도 간단한 짐 정리를 끝낸 후에 막창을 먹기 위해 출발했다. 김용준 계장님과 심영석 부장님이 동석하셨고 막창과 삼겹살을 마음껏 먹으며 산행으로 고됐던 하루의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소방서로 돌아와 씻고 나서 생각해 보니 참 보람찼던 하루였지만 한편으로는 아직 체력이 많이 부족해 운동을 조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