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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춘천소방서에서 근무하시는 이영윤 소방장님, 최원용 소방장님, 남재일 소방교님, 고수빈 소방사님, 이명철 소방사님, 정형기 소방사님께
작성자
양한울
등록일
2024-12-24
조회수
12
내용
안녕하세요.
지난 12월 07일 오전 중학생의 심정지로 출동하셨던 일을 기억하실까요?
저는 그 학생의 엄마입니다.
여섯 분의 대원분들과
"강원001" 헬기 대원분들, 신고 센터에 계신 분들, 또 제가 잘 모르는 소방 응급 네트워크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께 전하지 못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이 글을 적습니다.

12월의 어느 토요일 오전 제 아이가 돌연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되었습니다.
의식이 없는 아이를 두고 제가 할 수 있는 건 ‘빨리 와 달라’며 119에 절규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숨넘어가는 제 음성을 알아듣기 힘드셨을 텐데 침착하게 되물어주시고 빠른 지각과 판단으로 출동 대원님들을 보내주신 신고 센터의 대원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신고 후 위의 여섯 분은 아주 빨리 도착하셨습니다. 엄마의 직감으로 아이의 심장이 다해감을 느꼈을 때 제 애간장은 다 녹아내렸습니다. 찰나가 억겁 같던 그 순간에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빨리 와주셨습니다.
도착 순간부터 신속하고 냉철하게 판단해주시고 처치를 시작하신 현장을 저는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숨이 돌아오고 고수빈 소방사님께서 제게 주신 마음의 위로와 안도도 역시 기억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살려야 하는 순간에 어떻게 저렇게 침착하실 수 있을까 저는 아직도 경이롭습니다.

마땅한 인력이 없던 한 병원 응급실 앞에서 다른 병원이 섭외되기까지 저희를 살뜰히 보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원님들이 아니셨으면 저는 그 순간 엄마라는 자리가 아주 많이 벅찼을 겁니다.
저희는 곧이어 헬기에 몸을 실었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헬기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있었던 대원님들의 보살핌 덕분에 저는 이성을 회복하고 병원에서의 첫 날을 버틸 수 있었습니다.
대원님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아주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우리 아이는 다시 제 곁으로 올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더불어 “강원001”헬기에 근무하시는 분들께도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저는 그 짧은 비행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한강에 도착하자마자 공복의 위액을 토할 정도였습니다. 하늘 위에서 하루 종일 생명을 연명시키는 업무는 매우 힘들고 또 위대해 보였습니다.

저희 가정은 이번 사고로 119의 응급 네트워크에 계시는 많은 분들께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세상을 이끌어가는 동력은 소수의 이름난 사람들에게서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회 각 처에서 성실히 제 역할을 감당하는 숨은 이름들이 내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체험했습니다.
저 또한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2024년 12월의 은혜를 기억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의 축복과 사랑이, 그리고 안전이 모든 119대원 분들께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수은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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