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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설악산 119구조대원님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
김남인
등록일
2020-02-18
조회수
808
내용

 설악산 등산 계획을 세우고 2월16일 백담사를 경유하여 마등령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오르다 한 두명의 등산객과 조우하고 좀더 오르고 있는데 4명의 등산객들이 내려 오고있다. 그들은 미시령에서 출발하여 이제 백담사로 내려 간다고 한다.


우리는 한참을 물줄기를 따라 오르다 보니 눈 위에 발자국이 있어 따라 올라가다 보니 갑자길 발자국이 없어졌다. 우리는 위 아래로 알바를 해 봤지만 더 이상 발자국을 찿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계속 앞으로 산을 오르면 마등령이 나올거라 하며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에 나타난 푯말은 저항릉이 아닌가 !

우리는 잠시 멍했다 눈도 내리고 기상도 안 좋은데 여기서 마등령으로 가는 것 보다 아까 만난 4명이 미시령에서 온 발자취도 있고 하니 가까운 미시령으로 가서 휴게소로 내려가자고 했다. 


미시령을 가려면 황철봉을 넘어야 한다. 그런데 너덜바위지역이 3군데나 있지 않나 !

눈보라는 몰아치고 강풍은 베낭을 맨 나를 날려 보내려한다. 너덜바위지역 마지막 3번째에서 앞서 가던 동료의 발자취가 안 보인다. 눈보라와 강풍에 발자취가 없어졌는지 눈보라에 바위가 얼음바위가 되어 발자취가 없는지 모르겠다.

나는 할수 없이 너덜바위지역에 꽂혀있는 철기둥봉을 따라 가다보니 동료를 다시 겨우 찿아 한숨이 놓인다.

그런데 갑자기 힘이 풀리고 기운이 없다. 너덜바위지역을 지나며 눈보라에 얼굴과 안경이 얼어 붙고 얼음바위에 미끄러져 다리가 빠지고 부딛치며 힘들었는데 그간 기력이 많이 약해졌나보다.


마지막 너덜바위지역을 넘어 소나무 숲길에 들어서니 눈보라를 막을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

그러나 그렇게 얼마를 걷는데 지치는게 아닌가 다리의 힘이 풀리고 자꾸 빠지며 넘어진다.

몇번을 다시 일어나 걷지만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잠시 쉬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큰 실수인 걸 나중에 깨달았다.  쉬다보니 자꾸 졸린다.   동료가 와서 자꾸 가자고 한다. 좀 걷다 또 발이 빠져 주저 앉아 쉬면서 나는 쉬었다 가자고 한다.


갑자기 여러명의 사람들이 나에게 괞찮냐고 한다.

나를 업고 내려 간다고 한다. 내 윗옷이 젖었다고 벗기고 119대원이 옷을 입혀준다.

각반을 풀고 등산화의 양말을 보더니 젖었다고 젖지 않은 119대원의 양말을 신켜주고 등산화까지 신켜주는게 아닌가 !  희미한 의식 속에서 아 무슨 일이지 ?

나는 저체온증으로 의식이 흐려질 때 동료의 신고를 통해 119대원 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앞에는 두세분이 조명을 밝히고 한분이 나를 업고 뛰어 내려 가는게 아닌가 !  아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뭔가 창피하다. 그런데 나는 힘이 없고 그 와중에도 자꾸 눈이 감길려고 한다.

내 뒤에 있던 분이 교대! 하니 다른 분이 또 나를 업고 달려 내려간다. 이렇게 30번쯤 교대를 한 것 같다.

119구조대 차량에 나를 눕히고 손 핫팩을 두개 내 손에 쥐어 준다.  나는 두손을 윗옷 주머니에 넣으면서 이렇게 친철하다니 끝까지 배려하는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조금 지나 속초의 한병원 응급실에 나를 눕히고 그분들은 가버리는게 아닌가 !


한 마디 감사하다는 말도 못했는데 !

나의 실수로, 그래도 철책근무에 100Km행군도 했는데, 겨울 등산도 몇 차례했는데, 최근에는 자전거로 국토종주도 했는데 .......

포도당을 맞으며 서서히 의식을 찿으면서 나의 미안함이 밀려오고 창피함과 함께 죄송함이 점점 든다.

119구조대원님들 너무나 감사합니다 !


119구조대원님들 모두 건승하시고(사랑과 헌신의 노력으로 애쓰시는 만큼 100배 1000배 !)

119구조대원님들 가정에도 항상 행복이 넘치길 기원합니다.


2020.2.18 20:50                                                    김남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