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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분별한 소방인력증원정책 이래도 되는 것인가?
작성자
박 명식
등록일
2008-05-04
조회수
2109
내용
무분별한 소방인력증원정책 이래도 되는 것인가?
정부의 지방공무원 연내 1만명 감축과 관련하여 행정안전부에서는 잉여인력의 일부를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소방관서에 보내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국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너무나 황당한 소방조직개편계획안으로 밖에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인사와 예산을 다루는 부서는 그 조직의 핵심부서라 아니 할 수 없다. 소방조직의 핵심부서에 잉여인력인 일반직공무원을 보내서 그 업무를 맡게 하겠다는 것은 그동안 보여주었던 일반직공무원이 가지고 있는 소방정책을 이번에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소방정책은 그 업무의 당사자인 소방공무원보다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일반직공무원에 의해서 정책이 이루어졌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님이 이번 개편안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소방조직은 중앙과 지방으로 이원화되어 있고 중앙의 경우에도 제3대 최성룡 소방방재청장 이전까지는 일반직공무원이 수장을 맡았을 뿐 아니라 인사나 예산 등 실질적으로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권한은 소방직이 아닌 일반직공무원에 의해서 이루어지다시피 하였고 현재도 별반 차이가 없다. 또한 지방의 경우에도 각 시도에 소속되어 광역자치단체의 중요한 정책라인에서 배제된 상태에서 예산이라는 칼날을 바라보며 어렵게 조직을 운영하여 왔다. 많은 국민들께서는 그들이 처한 어려운 입장과는 달리 주황색 제복을 ‘희생과 봉사’를 실행하는 모든 공직자의 표본으로 보고 있다.
소방관서에 근무하는 모든 공직자는 특정직인 소방공무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종 재난과 재해의 긴급한 현장대응 업무와 같은 특수업무를 수행하며, 일사불란한 지휘체계를 갖추고자 제복에 계급을 달고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활동하는 특수한 집단인 것이다. 타 공무원에 주워진 기본권까지 제한되며 열악하기 그지없는 근무조건의 그들이 바라던 것은 오직 하나, 재난과 재해의 현장에서 국민과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다.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자 수많은 소방공무원이 희생당하며 오늘까지 이어진 그들의 노고에 대한 대가치고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소방조직 개편안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누구를 위하여 조직개편을 진행하며, 아무리 권한이 없는 조직이라고 이렇게까지 내몰 수는 없는 것이다. 소방공무원의 처우개선 논의는 어제 오늘의 주제가 아니다. 재난과 재해의 현장 활동에서 순직자가 발생될 때마다 단골메뉴로 여론의 시선이 집중되었으나 정부의 정책은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었다. 정부에서는 지자체로 지자체에서는 정부로 예산을 문제 삼아 책임을 떠넘기던 그간의 입장은 어디가고, 권한을 행사할 때는 당사자의 의견반영도 제대로 듣지 않고 소방조직의 근간과 정체성을 뒤흔드는 졸속적인 소방조직 개편안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이번 기회에 중앙과 지방의 소방조직과 소방공무원을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상 중앙안전관리위원장인 국무총리 직속 기관으로 독립시켜 현장대응 중심의 조직으로 개편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소방방재청의 예방단계와 복구단계를 수행하는 조직과 인력은 “기능과 효율”에 맞게 각 부서로 이관시키는 것이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정부정책과도 부합된다 할 것이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의 안위를 지향하는 소방정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08년 5월 4일
소방발전협의회 회장 박명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