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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족들 소송내기도
작성자
서명석
등록일
2008-03-24
조회수
1095
내용
탐사기획]전국 476곳 ‘나홀로 지역대’인력 증원 뒷전… 유족들 소송내기도 소방체계상 말단 조직인 지역대는 지역 주민과 가장 밀접한 곳에 있으면서 화재와 구급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한다. 하지만 대다수가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갖추지 못한 채 소방관 2명이 맞교대로 24시간 근무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전국 746개 지역대 가운데 476곳이 이런 ‘나홀로 지역대’다. 재정 형편이 어려운 지방으로 갈수록 지역대의 근무 여건은 더욱 열악하다. 2인 24시간 맞교대를 넘어 아예 소방관 한 명이 2개 지역대를 관리하는‘공백 지역대’도 있다. 충북 증평은 문광?덕평 2개 지역대를 소방관 1명이 담당한다. 24시간 문광에서 근무하면 다음날은 쉬고, 그 다음날 다시 24시간 덕평에 출근하는 형태다. 문광→비번→덕평→비번→문광 순으로 근무하니 한 지역대에 소방관이 근무하는 날은 나흘에 한 번 돌아온다. 이 때문에 효율적 운용을 위해 1인 지역대 몇 개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지만 지자체장들이 주민 눈치를 보느라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탓에 1인 지역대 근무지역에서 불이 나면 주민과 소방관 모두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대표적 사례가 2006년 2월 9일 강원 영월의 조모씨 집 화재 사건이다. 당시 인근 1인 지역대의 김모 소방관이 신고를 받고 5분 만에 출동했다. 하지만 혼자서 장비를 운용하며 진압?구조를 해야 하는 데다 불이 난 곳이 가연성 높은 조립식 패널이라 불이 삽시간에 번졌다. 영월소방서 지원대까지 도착했지만 끝내 어린이 3명이 숨졌다. 유족은 소방관이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7월 지방법원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해당 소방관들은 아이들 죽음에 대한 비난과 소송비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충남 대전의 김모 소방관은 “혼자 출동해 섣불리 불길 속에 뛰어들다가는 큰 사고를 당하기 쉽다.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주민 소송과 민원이 제기된다. 이런 낙후된 소방 현실에 대한 책임을 왜 소방관이 모두 져야 하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특별기획취재팀=채희창(팀장)?김동진?김태훈?양원보?송원영 기자 tams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