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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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론보도(11/3)
작성자
소방민원
등록일
2010-11-13
조회수
485
내용

 

2010.11.12.

(중앙일보-

JOINS)

후진국형 요양원 화재참변 더는 안된다

 

치매나 중풍 환자가 기거하던 여성전용 요양원에서 불이 나 여러 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12일 새벽 경북 포항의 인덕노인요양센터에서 전기 합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나 70-80대 할머니 10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G20일 정상회의라는 대사가 열리는 이날 포항에서 이런 후진국형 참변이 일어났다니 어이없고 한심한 일이다. 불은 전체 2층 건물 가운데 1층 사무실만을 태우고 30분 만에 비교적 쉽게 진화됐으나 사상자 대부분이 거동 불편한 중증 환자라서 잠자던 중에 미처 대피하지 못해 연기에 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으로 애석한 사고다. 황당하고 답답한 심정은 유가족뿐이 아닐 것이다.

불이 난 건물은 1973년부터 포항의 제철동 사무소로 사용하다 동사무소가 이전하면서 2007년부터 리모델링을 거쳐 사설요양원으로 운영해왔다고 한다. 이 요양원은 자동 화재탐지기 등의 시설을 갖춰야 하는 연면적 600㎡보다 규모가 작아 화재경보기나 스프링클러 등 기본적인 화재 대응 장비도 없었다. 소방서가 1년전 특별 점검을 했지만 이상이 없었고, 포항시도 매년 2회 정기적인 지도점검을 했지만, 그동안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데 이런 참사가 난 것이다. 지도감독기관의 부실 행정 여부도 되짚어봐야 한다. 불이 난 요양원은 언뜻 봐서는 화마가 지나간 건물이 아닌 것처럼 외관이 멀쩡하다고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화재로 고작 사무실 5평만 불탔다는데 사상자가 27명이나 나온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참사가 일어난 인덕요양원이 70대 이상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복지시설인 점을 감안하면 불이 났을 때 긴급 피난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을 것이다. 특히 이번 사고로 노인 10명이 모두 연기에 질식해 숨져 건축자재의 방염ㆍ절연성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노인인구 증가로 관련 복지시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법적ㆍ제도적 장치가 뒤따르지 못하는 현실을 입증한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포항 노인요양원 화재와 관련해 "사고에 관련된 사후 대책이나 수습 등의 부분을 잘 챙기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관저에서 참사 내용을 보고받고 "불의의 사고로 노인 분들이 희생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제의 인덕노인요양센터와 병원을 찾아 부상자 등을 위로했으나 일부 유가족은 이번 참변에 대한 포항시의 대처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고 한다. 관계기관은 사후처리만이라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인구 고령화로 노인환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전국의 요양병원은 2005년 199개에서 2009년 755개로 4년만에 4배로 늘어났고 병상수도 2만4천171개에서 3.4배인 8만3천324개로 증가했다. 문제의 노인요양시설도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되면서 2007년말 647개소에서 지난해 2천627개소로 급증했다. 중증 치매나 중풍 등 판정을 받은 노인이 입소해 생활하는 이 요양시설에서는 작년말 현재 6만5천450명이 재활치료 등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1천227곳에 대한 복지부의 시범평가에서 이번에 참사가 난 인덕요양원은 중간 등급을 받았다. 상당수 요양원이 이보다 시설과 환경이 더 열악할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이러한 후진국형 참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은 철저한 감독과 관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