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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원주 119 구급대원의 경솔한 대처에 분노합니다.
작성자
김나영
등록일
2023-12-02
조회수
717
내용
교통 사고가 나고 5일이 지난 지금,
어수선했던 몸과 마음이 어느 정도 일상을 되찾으며 당시 상황을 순간순간 짚어보다가 이 부분은 꼭 말씀드리고 싶어서 글 올립니다.

저는 지난 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오전 11시 50분경 원주 태장동 영진2차 아파트 주차장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할머니의 손녀입니다.
할머니께서는 아파트 주차장에 서 계시다가 후진하는 스타렉스가 후방을 주시하지 못하여 할머니를 그대로 밀쳐서 주차장 바닥에 쓰러지는 사고를 당하셨습니다.
당시 사고 소식을 듣고 주차장으로 갔더니, 할머니는 주차장 바닥에 누워계셨고 주변의 누군가가 119 구급차를 불러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119 신고를 한 게 아니라 통화 기록이 없어서 119에 신고한 지 몇 분이 지났는지 정확히 떠오르지 않으나, 10-15분 정도 소요된 것 같습니다.


아마도 가까운 우산동119에서 출동 했을거라 예상합니다. 구급 대원은 여자대원1, 남자대원 2명이 출동하였고 할머니께서는 환자 이송 장비에 싣려서 구급차를 타고 원주 의료원으로 향했습니다.


올해 92세 할머니는
스타렉스 차량 후진에 등을 부딪히면서 상체가 살짝 꺾이면서 바닥에 떨어지셨습니다. 턱, 광대, 흉부, 손목, 무릎까지 정면이 그대로 힘없이 쓰러지셨다고 하십니다.
건장한 청년이 그대로 쓰러져도 말 못할 아픔인데, 연로 하신 노인이 쓰러졌을 때는 그 충격이 얼마나 컸을까요?

하여, 원주 의료원에 도착한 할머니는 병원으로 내렸다가 다시 타야 하는 상황이였습니다. (원주의료원에서 치료가 안 될것 같다며 기독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
할머니를 응급차에 다시 태워야 하는 상황을 보는데 뒤따라간 저희 어머니께서는 '노인이 얼마나 아프겠냐, 살살 좀 태워달라' 고 하셨습니다.
제가 봐도 응급차에 할머니를 싣는 레일이 잘 맞지 않아 보였고, 바르게 들어가는 과정에서 들것이(혹은침대)가 많이 흔들거리는 모습이였습니다.

그렇다면
'레일이 잘 맞지 않습니다' 혹은 '레일이 뻑뻑합니다' 혹은 '조심히 태우겠습니다'등 보호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요?

그 상황에 이동준 대원이 피식피식 웃더군요.
이렇게 경솔한 태도가 구급대원이 ! 환자앞에서, 보호자 앞에서, 웃는게 말이 됩니까?


모든 일에 그렇듯, 한 직종에 종사 하다 보면 익숙한 패턴으로 당연하게 일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방 구급 대원은 조금 이라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의 생과 사를 오고 가는 응급한 상황에 응급실로 이동하는 경우에 어떤 보호자가 예민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심이어 연로한 노인이 쓰러졌는데요!!!


이동준 구급대원은 동조라도 얻고 싶다는 듯 다른 구급대원을 바라보며 웃었지만 다른 구급대원의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계셨구요.
저는 그 이동준 구급대원의 웃는 눈빛을 똑똑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당시 너무 화가 났지만 할머님을 다시 기독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송 해야했기 때문에 말을 아꼈습니다. 빠른 이송이 먼저였으니까요.


할머니는 제 세상과 같은 분이고 그 누구보다 훌륭한 분이십니다. 지금도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습니다. 그동안 지병 없이 92세 동안 병원에 신세진 적도 없으시며, 노인 복지회관, 성당, 노인정까지 빠짐 없이 다니는 부지런한 할머니십니다. 현재는 한걸음 한걸음을 걷기가 힘들어 너무나 마음이 미어집니다.

할머니와 손녀의 끈끈한 관계 때문에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 앞에서 응급한 상황에 피식피식 웃음을 보이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제가 지금 그 구급대원을 가르치자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응급 상황에서 사명감 갖고 적어도 환자나 보호자 앞에서 웃으며 대처하진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