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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더 이상 악기가 아닌 사이렌
작성자
양구홍보
등록일
2021-01-15
조회수
393
내용
더 이상 악기가 아닌 사이렌

프랑스 태생으로 전위적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에드가르 바레즈가 작곡한 하이퍼리즘과 이오니제이션,러시아의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작곡한 교향곡 2번은 모두 1920년대 만들어진 곡으로 아주 독특한 악기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그것은 바로 사이렌이다.

사이렌은 18세기 말 처음 만들어졌다.스코틀랜드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존 로빈슨이 오르간 연주를 위해 제작했지만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이후 1819년 프랑스 물리학자 샤를 카냐드 드 라 투르가 일부 개조하면서 이름을 붙였는데,매혹적인 목소리로 선원들을 매료시켜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그리스 신화 속 반수반인의 이름을 따서 사이렌이라고 명명했다.그 역시 매혹적 음색의 악기로 생각했을 뿐 경보 장치로 생각하지는 않았다.이렇게 탄생한 사이렌은 2차 세계대전 이전의 현대음악에도 악기로 사용되곤 했었다.2차 세계대전 중 공습경보 발령 장치로 주목받은 사이렌은 많은 시설물에 설치됐다.소방차와 경찰차 등 긴급차량에 설치,적의 공격 등을 알리거나 신속 출동에 사용하는 경보장치로 자리 잡았다.멀리서도 잘 들리는 큰 소리로 많은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방차 출동 사이렌은 더 이상 예전에 악기였을 때와 같은 은은한 울림을 갖지 못한다.원거리에서도 명확하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크고 높은 소리를 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편하게 느끼는 소리다.반면,같은 시간 위험에 처해 소방차 도착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듣고 싶은 소리가 된다.

소방차 사이렌은 시끄럽다.그런 소리를 편하게 들을 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위험에 처한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빠르고 안전하게 달려가기 위해 사용할 수밖에 없는만큼 주변을 지나치는 잠깐의 불편한 소리에 큰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조현국·양구소방서 소방행정과장

출처 : 강원도민일보 - http://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1056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