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울진의료원에 공중보건의사로 재직중인 응급의학과 의사 입니다.

당일 저녁에 강릉아산병원에서 협심증으로 진료중인 환자가 음주후 흉통 및 실신으로 삼척 119를 통해 저희병원으로 내원했습니다. 환자분 주소지는 삼척 임원이고 119 대원님은 환자가 원해서 울진의료원으로 이송을 했다고 합니다. 

저희 병원은 심장내과도 없을 뿐 더러 CAG등의 시술도 불가능하고, 심근효소와 심전도 외에는 추가적인 처치가 이루어질 수 없는 병원입니다. 오히려 울진 관내에 계신 군민들도 심근경색이 진단이 되면 강릉이나 포항으로 이송을 가야하는 상황입니다. 환자가 굳이 도 경계를 넘어 울진의료원 까지 왔는데 위중한 상태라면 다시 강릉까지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거리를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환자의 요구사항만을 따라 오히려 더 작은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은 환자에게도 너무 위험하며 저희 입장에서도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습니다. 더군다가 삼척에 있는 삼척의료원도 환자의 위치와 매우 가까운 상황이었는데 말이죠...

119 구급대라면 환자의 단순한 요구사항 보다는 의학적인 판단과 함께 환자의 안전을 고려했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추가로 저희 병원에서는 뇌출혈이나 뇌졸중 등의 질환도 진단과 검사자체가 어렵습니다. 이용가능한 의료자원을 파악 한 후에 그에 맞는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119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점 꼭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항상 수고 많으십니다.